협회소식
철도뉴스
종심제, 10년 만에 대수술 예고...간이형→경량형 전환
작성자 관리자작성일 2026-02-19조회수 1484
경량형 종심제..."견적이 핵심 경쟁력"
500억 이상은 고난도 수준으로 강화
"균형가격 체제 유지"...담합 근절 한계
지난 2016년 도입 이후 공공 건설공사 입찰의 핵심 제도로 자리 잡은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가 전면 개편 수순을 밟는다. 특히 추정가격 2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구간을 ‘경량형 종심제’로 재편해 건설사의 자체 견적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국가계약법 및 계약예규 개정을 통해 간이형 종심제를 ‘경량형 종심제’로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정경제부와 조달청이 한국조달연구원에 맡긴 제도개선 연구용역은 지난해 12월 완료 뒤 현재 정부 내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최종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제도 개선 초안이 공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개편안의 핵심은 공사 규모별 구간 재조정이다.
우선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은 적격심사(총액입찰)를 유지하되, 상한선을 2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한다. 또 기존 간이형 종심제 구간(2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은 경량형 종심제로 전환하고, 적용 구간을 추정가격 500억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한다. 아울러 추정가격 500억원 이상은 종심제를 유지하되 고난도 수준으로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개편안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제안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사금액별 발주방식 기준 상향안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도 개편은 간이형 종심제의 극단적인 가격 쏠림 현상에서 비롯됐다. 최근 토목과 건축, 전기공사 등을 가리지 않고 2개 이상의 복수 동가 투찰률이 80% 후반대에 치달으며, 종심제가 견적대행사 주도의 유사 담합 시장으로 전락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새로 도입할 ‘경량형 종심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간이형과 달리 건설사의 자체 견적 능력이 필수다. 특히 건설사가 자체 자재견적서와 하도급견적서, 단가산출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한 지역 중소건설사 대표는 “경량형으로 바뀌면 자체 견적팀과 하도급 관리 조직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200억원 이상 공사 입찰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간이형과 유사한 경량형 종심제라고는 해도, 중소사는 견적 능력을 갖추기 어려워 200억원 미만 시장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정가격 500억원 이상 종심제는 공사수행능력 평가가 핵심으로 꼽힌다.
시공실적, 기술능력, 전문성, 배치기술자, 시공평가, 건설안전 등 비가격 요소 비중을 확대하고, 유사 공종ㆍ난이도의 대형공사 수행 경험을 구체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가격 투찰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하도급 관리 평가가 대폭 강화하면서 중견 및 대형 건설사들도 제도 개편에 대응하는 상당한 수준의 체제 전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편안에 균형가격에 근접한 입찰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가격평가 체제에 대한 개선방안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견적 업체를 가장한 특정 브로커를 통한 입찰가격 공유 시스템을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중견 건설사 업무 담당자는 “균형가격을 맞출수록 낙찰에 유리한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여러 업체가 같은 브로커에게 컨설팅을 받아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하는 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가격 평가제도 개편 없이 나오는 대책은 결국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현재의 유사 담합 구조로 회귀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업체들은 결국 정부가 마련한 제도의 허점을 찾아내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