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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테제베 추월… 세계 2번째 빠른 K고속철 달린다
작성자 관리자작성일 2025-12-22조회수 70

최고 시속 370㎞의 차세대 고속 열차가 2030년 평택~오송 구간을 달리게 된다. 차세대 고속 열차는 중국 고속 열차(최고 시속 400㎞)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빠른 고속 열차가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2시간 30분 걸리는 서울~부산 이동 시간이 1시간 53분으로 단축되는 등 국내 주요 도시 간 이동이 1시간대로 줄어들게 된다.
22일 정부는 최고 시속 370㎞(상업 운행 기준)에 달하는 차세대 고속 열차(EMU-370)의 핵심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년 차량 제작에 착수해 2030년부터 시험 운행에 들어간 뒤, 2031년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 225억원을 들인 핵심 기술 개발은 2022년 4월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 등 7개 기관이 참여해 진행됐고, 3년 8개월 만에 결실을 거둔 것이다. 실제 열차 제작이 완료되고 일부 구간의 고속화 선로 개선 작업 등이 이뤄지면 1시간 40분 걸리는 용산역~광주송정역 구간은 1시간 17분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래픽=양진경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 열차는 시험 운행에 돌입한 중국의 ‘CR450’이다. 이 열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400㎞(상업 운행 기준). 한국(KTX-청룡)을 비롯해 프랑스(테제베)·일본(신칸센) 등에선 시속 320㎞급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도 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지만, 우리보다 속도가 늦다”며 “우리가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 것”이라고 했다.
차세대 고속 열차의 핵심 기술은 고속 전동기(모터)와 공기 저항 감소 디자인이다. 전동기는 전기로 발생시킨 힘을 바퀴에 전달해 열차를 달리게 하는 핵심 장치로 꼽힌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 KTX-청룡(380kW·킬로와트) 대비 출력이 47.4% 향상된 560kW급 고효율 고속 전동기가 개발됐다. 560kW 고속 전동기는 현대차 아반떼(1600cc 기준) 6대가 내는 힘을 한꺼번에 낼 수 있다. EMU-370엔 24대의 고속 전동기가 탑재되므로 아반떼 144대가 한 번에 열차를 끌게 되는 셈이다. 이 전동기는 소형화에도 성공했다. 출력이 크게 늘었음에도 중량은 18%만 늘어났다.
고속열차 기술의 또다른 핵심 요소인 ‘공기 저항’도 KTX-청룡 대비 12% 이상 줄였다. 우선 차량 앞부분을 스포츠카처럼 낮고 매끄럽게 바꾸면서 공기 저항을 크게 낮췄다. 여기에 열차 상부에 툭 튀어나와 있던 환기·공조 시스템을 매립한 것도 공기 저항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도 개선했다. 공기 스프링, 완충기 등 서스펜션(현가 장치) 설계 변경으로 흔들림(진동 가속도)이 기존 대비 30% 이상 감소했고, 실내 소음 역시 68~73㏈(데시벨)로 KTX-청룡보다 2㏈을 줄였다. 해외 고속철도 차량(72~76㏈)보다 더 조용한 수준이다.
다만, 시속 370㎞ 고속열차가 개발됐다고 바로 이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현재 일부 구간의 자갈 궤도(선로)를 콘크리트 궤도로 바꾸는 등 개선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그러나 고속열차 운행을 완전히 멈추고 작업할 수 없어 작업 난도가 매우 높다. 코레일 철도연구원에선 열차 운행을 중단시키지 않고, 야간에 열차가 다니지 않는 4시간을 활용해 순차적으로 자갈 궤도를 콘크리트 궤도로 개량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선 주어진 시간 내 자갈을 걷어내고, 콘크리트 패널을 미리 제작한 뒤 각각의 패널간 높낮이를 맞추는 등 다양한 기술과 여건이 뒷받침 돼야 한다.
국토부는 차세대 고속 열차의 초도 차량(총 16량)을 내년 상반기 발주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속 350㎞급 이상 고속철도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술력 우위를 통해 해외 수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